사진은 순간을 담아내는 기록일까, 아니면 이야기를 전하는 또 다른 언어일까? 필바뎀은 사진을 통해 각자의 시선을 공유하고, 그 속에 담긴 감정과 고민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다양한 시선이 만나 만들어내는 시너지, 그리고 그들에 의해 탄생한 이야기. 이들은 사진을 매개로 공감과 연결을 추구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필바뎀의 멤버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사진을 대하는 이들의 생각과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보았다.
‘필바뎀’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이 이름을 통해 팀의 작업이나 활동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주연 : 필바뎀의 풀네임은 ‘film x them’이에요. 여기서 ‘x’는 곱하기 표시이면서 영어로 ‘by’라고 발음되는 점에 착안해 작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어요. 첫째, 우리의 생각과 기록(filming) 행위가 곱해지며 나타내는 시너지, 둘째, 우리에 의해 기록된 것들(film by them)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film by them’이라는 말을 줄여 부르게 되어 필바뎀이라는 이름을 정하게 되었어요!

사진을 통해 담고자 하는 주제나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필바뎀이 바라보는 세상과 장면들은 어떤 모습인지 들려주세요.
용우 : 멤버별로 사진을 바라보는 시각이 각각 다르기도 하고, 저마다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방식 또한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을 꼽자면 사진과 그 안에 담긴 내용을 통해 공감할 만한 요소들을 전달하려 하는 것 같아요. 필바뎀 구성원들은 이제 막 사회에 자리잡은 20대 후반 친구들입니다. 사회에서 느낀 여러 고충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사진이란 매개체를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달하고자 하는 특징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필바뎀의 멤버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시선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다양성이 팀 작업에 어떤 방식으로 어우러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보미 : 서로의 사진에 담긴 특징을 존중하며 피드백을 나누다 보니, 각자의 장점이 다음 결과물에서 더욱 돋보이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 주연 : 평소에는 나와 다른 생각을 표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데, ‘팀’으로서 활동하고 전시를 하면서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생각과 시선까지도 소중히 여기고 표현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 과정을 통해 팀원들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고, 다양성 속에서도 우리만의 조화를 발견할 수 있었죠.

사진 작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필바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팀을 움직이는 원동력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용우 : 저희는 잘 찍은 사진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두고 활동을 기획하고 있어요.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죠.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다양성은 필바뎀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주연 : 필바뎀을 시작하기 전, 저희는 스스로의 취향조차 잘 몰랐어요.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다른 이의 장면에서 나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었죠. 어떤 친구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인물들을 바라보면서도 거리감을 유지하려 해요. 반면 다른 친구는 그 안에 푹 빠져들어 세상의 숨은 이야기까지 공감하고 끌어내요. 작은 세상에 갇혀있던 나의 생각과 시선이 누군가에게 공감받고 자극받으며 더 넓은 세상으로 확장되는 재미. 이것이 저희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활동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팀이 흥미를 느끼는 작업이나 실험에 대해 들려주세요.
주연 : 매달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모든 프로그램이 누군가에게 필바뎀의 첫인상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단순한 기획을 넘어 예산, 계획, 대책 등을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게 되었죠. 우리 팀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 다른 모임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면을 넘어 비대면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사진에 대한 견해를 나눌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첫 시도로 줌을 통해 ‘사진 스무 고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서로의 사진을 보며 질문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맞춰나가는 게임이었어요. 비록 첫 시도였기에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긍정적인 가능성도 엿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를 더 발전시키고 보완 후 더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시도해 볼 계획입니다.

필바뎀의 사진 작업은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특별한 소통의 장면이 있었다면 공유해 주세요.
지현 : 제가 처음 필바뎀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답이 될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피드를 우연히 보고 10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나의 가을’이라는 주제로 제출한 사진을 엽서로 제작해 서로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는 비전공자라 크리틱을 받는 게 익숙지 않아 긴장이 많이 됐죠. 제 사진이 전공자나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지 걱정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같은 사진을 보고서도 각자 다른 생각과 해석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서로의 세계를 사진을 통해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진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저는 사진이 가진 소통의 매력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필바뎀에 정식으로 지원하기로 결심했어요. 제 사진으로도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무척 설렜거든요.

앞으로 필바뎀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팀이 그리고 있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용우 : 더 다양한 사람들과 사진에 대해 순수하고 깊이 있는 교감을 나누고 싶습니다. 단순히 사진을 찍고 보여주는 방식을 넘어서, 사진에 담긴 이야기로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도를 계속하고자 해요. 미학적 감상을 넘어 진정한 공감과 교감을 전달하는 것, 이것이 필바뎀의 특징이자 앞으로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보미 : 잔잔바리로 얕고 길게 살아남기!

필바뎀은 사진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각자의 개성과 시선이 모여 탄생한 작업은 공감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향하고자 하는 그들의 목표를 담고 있다.
사진을 통한 연결과 발견의 가능성을 믿는 이들의 작업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필바뎀의 렌즈는 앞으로도 사람과 세상,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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