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찾아오는 시간이 오면, 나는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들이 빛나고 있을까, 그 자리에서 여전히 반짝이고 있을까. 누군가는 별을 보고 소원을 빌고, 또 누군가는 별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나에게 별이란 위로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위로를 처음 받았던 곳이 바로 강원도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였다.
처음 만난 별들의 세상
중학교 시절, 나는 과학동아리 캠프를 따라 별마로 천문대를 처음 찾았다. 사실 과학에 큰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니고, 그저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따라 나섰던 캠프였다. 천문대에서 이런저런 체험을 했지만, 기억에 남는 건 거의 없다. 그런데, 그날 밤, 천문대 옆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보던 그 순간만은 잊을 수 없다.
“저게 다 별이야?”
하늘 가득히 빛나는 별들을 보며 나는 숨이 멎는 듯한 감동을 느꼈다. 마치 하늘이 쏟아져 내릴 것처럼 수많은 별들이 반짝였고, 나는 그 순간 별들에게 위로받는다는 게 무엇인지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벅차올랐고,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별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다시 찾은 별마로, 변하지 않은 감동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었고, 별마로 천문대는 여전히 내 마음속에서 그리운 장소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니 그곳을 다시 찾을 기회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러다 29살이 되던 여름, 나는 드디어 친구들과 함께 별마로로 다시 갈 기회를 얻게 되었다.
솔직히 걱정도 됐다. 어쩌면 그때의 기억이 미화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별들이 그때처럼 아름답지 않으면 어쩌지? 하지만 그런 걱정은 천문대에 도착하자마자 사라졌다. 천문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중학생 때 느꼈던 그 감동이 다시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망원경으로 행성을 관찰하고, 별들을 바라보며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 순간. 나는 마치 다시 중학생이 된 것처럼 행복했다. 하늘은 여전히 별들로 가득했고, 그 언덕 역시 나를 맞아주었다. 그때처럼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이렇게 반짝이는구나.”
그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별들이 전해주는 위로
이후로 나는 자주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었다. 혼자 하늘을 바라볼 때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저 별들이 빛나고 있는 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일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겪는 고민이나 어려움도 작게 느껴지고, 이상하게 위로가 된다. 그리고 다시 힘을 내어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앞으로도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를 다시 찾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에도, 별들이 보이지 않더라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자리에 있을 그들을 떠올린다. 나뿐만 아니라, 이 밤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그 별들로부터 작은 위로를 받기를 바라면서